문재인 의원님을 만나러 가는 길 - <문재인 블로거 간담회 1부>

2012. 7. 16. 08:00일기

<문재인 의원님을 만나러 가는 길>

2012.07.10 화요일


'프라이팬, 프라이팬!' 이말만 계속 머릿속에서 되새기며, 나는 종각역 4번 출구를 나와 상가가 많이 모여 있는곳을 미로처럼 뱅뱅 돌았다. 나는 아직도 넓은 서울 시내에는 익숙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시간에 쫓긴 채 그냥 큰길로만 한번도 본 적 없는 거리를 온통 헤집고 다녔으니, 오직 '프라이팬'이라는 간판 이름 하나를 찾아.


저녁 7시에 있을 블로거 간담회의 주인공은, 이번에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님! 난 사실 거기에 낄 만큼 절대로 대단한 블로거가 아니지만, 적어도 약속시간은 지켜서 참석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약속시간보다 30분 쯤 일찍 종각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내가 아는 정보는 간담회가 13층 건물에서 열린다고 하는 사실 뿐이었다. 학교에서 수업이 늦게 끝나 허둥지둥 약속 장소를 13층 건물 밖에 확인하지 못한 게 불찰이었다. 안타깝게 종각 옆의 번화가는 왠만한 건물이 다 13층을 훌쩍 넘었으니까!


아무 단서 없이 건물을 찾다가 이대로는 늦을 것 같아서, tnm 오피스에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알아낸 것은 1층 건물에 '프라이팬' 이라는 치킨집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프라이팬을 찾아 무작정 뛰었고, '조금만 더 뛰면 어쩌면 제시간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아직도 너무 낯선 서울 시내를 허걱허걱 뛰어다녔다.


그러나 뛰면서 종각역 4번 출구 근처에 건물은 다 뒤져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도무지 나타나지 않아 자꾸만 핸드폰으로 시계를 확인하게 되었고, '이번 골목마저 안 나오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지난번 박원순 서울 시장님 블로거 간담회 때도 지각 했는데, 이러다 지각쟁이 블로거로 찍히는 건 아닌가?'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이번엔 먼저 들어가서, 들어오는 블로거 분들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네야지 하는 계획은 물거품이 돼가고, 시간이 지난 만큼 민폐가 되지 않게 조용히 들어가고 싶은 것이 최후의 바람이 되고 말았다!


숨가쁜 마지막 골목에는 다행히 대문짝만하게 'the frypan' 이라고 써있었고, 더 볼 것도 없이 나는 그건물 안으로 벌이 벌집을 향해 날아들 듯이 뛰어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는 벌써 도착해있었지만, 짝수층 엘리베이터였기 때문에 나는 12층까지 간다음에 한층을 뛰어 올라갈 생각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옆에는 홀수층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그거 내려오는데 기다릴 여유가 내게 어디 있었을까? 10분 정도 늦은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아직 시작은 안 한것 같았고, 제일 중요한 문재인 후보님은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서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반갑게 인사해주시던 담요님께서, 이번에도 역시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상우님, 이제 오셨어요?" 하시며 나의 이름이 써있는 명찰을 건네주셨다. 다행히 크게 늦지 않은듯 했다. 나는 아주 잠깐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명찰들이 누워 있던 탁자 옆에는 카페에서 하는 간담회라 그런지 블로거들이 하나씩 들고갈 수 있도록 시원한 음료가 놓여 있었다. 담요님은 "음, 상우님은 아직 어려서 커피는 안되겠고~" 하셨고, 나는 "네!" 하며 옆에 있던 아이스티를 들고 조용조용 끝자락에 걸친 자리에 털퍽 앉았다. 마침 무진님도 이제 막 도착하셨는지 "상우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하고 지나가셨다.


바깥 날씨는 습하고 더웠고 달리기 선수처럼 뛰어서 땀이 흥건했는데, 간담회장 안으로 들어오니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땀방울을 다시 밀어넣었고 시원한 아이스티를 몸 속으로 쭉 들이키니 이제 조금 춥기까지 했다. 그러는 사이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인 정운현 국장님께서 나오셨다. 국장님은 예전과 다름없이 당당하고 의지에 차 보이셨는데, 그사이 내가 조금 큰 탓인지 주름이 약간 생기신 것 같았다. 처음에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듣지못한 채 꼭 챙길려고 했던 카메라를 안가지고 와서, 당장 핸드폰을 꺼내 쓸만한 카메라 어플을 다운 받기 시작했는데, 그때 오늘의 주인공 문재인 의원님께서 성큼성큼 걸어나오셨고, 사람들은 일어나 흥분된 분위기로 연신 셔터를 찰칵찰칵거렸고, 나는 뒷자리에서 애를 태울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