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 과학의 날 교내 행사 글쓰기 작품

2008. 4. 1. 21:12동화

<기적>
2008.04.01 화요일

때는 2007년, 우리나라 서해 태안반도에 유조선 기름이 쏟아져, 오염되어 온 나라 안은 난리가 났고, 서해는 생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어부들은 일손이 끊겼고, 물고기는 동해나 먼 나라에서 턱도 없이 비싼 값에 수입해와야 했으며, 육지의 물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살아야 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서해안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여기 용감한 어부의 아들 권 푸름이 있었다. 푸름이는 어릴 적부터 자기가 사는 바다를 자랑스러워 했고, 바다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유조선이 좌초되는 걸 바로 옆에서 본 아이기도 하다.

아빠의 배에서 형과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배를 고정하던 줄이 끊어져서 물살에 휩쓸려 가다 유조선이 좌초되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 것이다. 다행히도 그의 형이 항해술을 할 줄 알고 있어서 그 상황에서 간신히 빠져나올 수는 있었지만. 푸름이는 그때 그게 기름인 줄도 모르고 몰래 한 양동이를 퍼가지고 돌아와, 자신의 비밀창고에 넣어서 보관하고나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금은 그로부터 3년 뒤인 2010년, 푸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어느 날 푸름이는 자기에 옛날 추억을 돌이켜 볼 겸, 자신의 비밀 창고에 가본다. 거기서 나오려는 순간 갑자기 취미로 모아두었던 조개껍데기 탑이 무너지면서, 그 뒤쪽 창고의 제일 깊숙한 곳이 나타난다. 거기에는 이상한 항아리 한 개가 있다.

항아리 안에서는 이상한 악취가 나고 있었다. 푸름이는 이게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하여 뚜껑을 열어보았다. 처음에는 그것이 평범한 검은색 물감으로만 보였는데, 무언가 이상하여 과학 시간에, 액체를 알코올 램프로 과열시켜서 나타나는 반응으로, 그 액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실험이 생각났다.

당장 실험 도구를 준비하고 비커로 검은색 액체를 조금 뜨고 실험을 해 본 결과, 푸름이가 유조선이 좌초될 때, 떠왔던 기름인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머리가 어지러워져 바람이나 쐴 겸, 집 앞 방파제로 나갔다. 마침 방파제 위에는 붉은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옛날에는 맑고 푸른 바다였지만, 지금은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버린 죽음의 바다를 바라보았다. 푸름이는 바다에 묶어두고 기름 유출 사고 이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푸름이네 고깃배를 쓸쓸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래, 내가 퍼왔던 이 기름으로 실험을 하여서, 기름을 소멸시키는  방법을 알아내고 말 거야!" 하고 생각했다.

그 뒤로 푸름이는 날마다 쉬지 않고, 꼬박꼬박 실험을 한다. 한번은 샬레에 담겨 있는 기름 위에, 스포이트로 우유를 떨어뜨려 보았지만 불쾌한 냄새만 더 심해질 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실험을 하며 살다 어느덧 푸름이는 수염이 덥수룩한 어른이 되고, 바닷가 비밀 창고를 거대한 실험실로 개조해서 태양열 회사를 만든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푸름이는 하늘을 날았다. 태양열에서 뽑아 만든 자외선 수집기를 경비행기에 싣고, 바다에 쌓인 기름기 위에 분사하여, 안 좋은 성분의 기름은 모두 태우고, 거기서 석유를 추출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재앙을 극복해 낸 위대한 나라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으며, 난데없는 석유 생산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 힘없는 다른 나라도 많이 도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