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떨어진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

2009. 7. 22. 13:19독서

<내 가슴에 떨어진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
2009.07.21 화요일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아주 귀한 책 한 권을 읽었다.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두 달 전,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분이 살아계셨을 때의 추억과 그리움과 아픈 마음을, 여러 어른이 각자 추모 형식으로 글을 써서 모아 낸 것이다.

첫 장을 열면 나오는 추모시부터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어떤 글은 아직 이해가 되지 않아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어떤 글은 아주 재미있었다. 특히 그분의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삶을 요약해서 기록한 글과,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직접 쓰신 사법고시 합격 수기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국민에게 쓰신 편지글이 아주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똑 닮은 훌륭한 지도자, 백범 김구 할아버지의 사진을 나란히 볼 수 있었는데, 내가 보기엔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조금 더 잘생긴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는 똑똑하고 인간미가 넘치셨다. 까마귀가 와도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마을에 사셨고, 책값이 없어서 막노동 하며 공부를 하셨지만, 출세하고 난 뒤에는 가난했다는 이유로 잘 먹는 것에만 몰두하지 않으셨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나 몰라라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분은 매사에 유머가 있으셨던 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 책을 읽으면서 이런 멋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계셨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서 후~하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그분의 이런 점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재벌가, 언론, 검찰, 정치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사는 축에 속하는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굳게 쌓아온 권력과 부와 힘 앞에, 가난한 인권 변호사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이 눈에 가시처럼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네 편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보아도 대통령이 자살할 이유는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목숨을 내놓고 용서받을 만큼 죄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더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얼마나 많을 텐데,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처럼 정의롭고 착한 분이 돌아가셔야 했단 말인가? 난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은 날 이후로, 그분의 동영상을 볼 때나, 끝도 없는 추모 행렬을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어떨 땐 너무 화가 나서,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를 만들어 다시 할아버지를 살려내야 해! 하고 주먹을 쥐었다.

나도 환경을 탓하지 않고,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에 감사하며 이다음에 커서도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나보다 힘없고 아픈 사람들에게 뭔가 나눠주고 싶다는 꿈이 있다. 그건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가졌던 꿈이기도 하고, 평생 사셨던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이런 꿈을 꾸며 자라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너무나 많은 사람이 대통령 할아버지의 죽음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슬퍼하고 있으며, 그분이 항상 강조하신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이쪽 저쪽 차별없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나는 이책을 통해 꿋꿋하고 여린 분,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의 삶과 가르침을, 가슴속에 나침반처럼 새기게 되었으며, 어쩌면 그분은 이 세상에서보다 더 큰 별이 되어, 우리나라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내 가슴에 떨어진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