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몸을 힘껏 말아 올려요!
2009. 10. 22. 08:57ㆍ일기
<윗몸을 힘껏 말아 올려요!>
2009.10.20 화요일
오늘은 초등학교 들어와서 처음으로 기초체력을 테스트하는 체력장을 하는 날이다. 5교시, 우리 반은 유연성 테스트를 받기 위해, 남자 여자 키순으로 복도에서 줄을 맞추어 강당으로 향했다.
선생님께서 강당 문을 여시자, 벌떼가 벌집에서 한꺼번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들이 좁은 강당 문 안으로 우르르 쏟아져 들어갔다. 강당에는 이미 5학년 아이들 줄로 꽉 차 있었다. 우리 반은 강당 창문 벽 쪽에 두 줄로 딱 붙어 섰다. 무대에서 1반 선생님이 마이크를 들고 "아직 2반이 안왔으니 시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셨다.
2반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옆에 아이와 제각기 가위 바위 보, 묵찌빠, 참참참 놀이를 하며 놀았는데, 무려 200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떠들고 노는 소리가, 무슨 폭발음처럼 강당 안을 뒤흔들었다. 1반 선생님은 괴로우신 듯, 고개를 흔들면서 "조용! 조용해! 거기 3반, 조용히! 1반 손들어! 모두 다 2반 올 때까지 조용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소리를 지르셨다.
드디어 5학년 2반이 들어오자 선생님들께서 무대 앞 계단에 모여 무언가 이야기하시고, 다시 1반 선생님께서 우렁차게 말씀하셨다. "자, 모두 조용조용! 이제 시작합니다! 반에 남자 여자 왼쪽 줄, 손들어 보세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일제히 키 큰 갈대처럼 쑥쑥 손들었다. "이제 왼쪽 줄인 사람이 옆 사람의 왼쪽으로 누우세요! 그리고 다리를 윗몸 일으키기 할 때처럼 굽히세요!"
그러자 5학년의 반이 거대한 도미노 게임처럼, 규칙 있게 촤르르~ 넘어지며 시체처럼 누웠다. 내 옆 형빈이는 대자로 누워, "아, 편하다!" 하고 양손을 강당 바닥 아래위로 흐느적 흐느적 문질렀다. "이제 실시자는 자신의 허벅지에 손바닥을 올리고, 파트너는 실시자의 다리 사이에 주먹 만한 공간을 만들고, 실시자의 무릎 끝에 양손을 대고 있으세요! 그리고 신호음이 울리면 실시자는 몸을 말아 올려 파트너의 손끝에 자신의 손이 닿게 하세요! 그게 1점입니다! 파트너는 손끝이 닿을 때마다 큰소리로 숫자를 불러주세요!"
"삐이~" 하는 첫 신호음이 울렸다. 허으허~ 끄와아~ 으와아~ 강당 안은 일제히 계란말이처럼, 윗몸을 일으켜 말아 올리는 아이들의 기합 소리로 쩌렁쩌렁하였다. 체육을 잘하는 내 파트너 형빈이도 6개부터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형빈이가 19개를 마치고, 내 차례가 되자 나는 5개를 목표로 삼았다. 내가 지독하게 운동을 못하는 걸 아는 형빈이는, 살짝 무릎 약간 위쪽으로 손을 대주기도 하였다.
나는 한 번 할 때마다 완전히 마음을 비우고, 똥을 누듯이 으아압~ 힘을 주어 허리를 굽혀일으켜 손바닥을 밀어올렸다. 그러면 나의 한계의 장벽처럼 보이는 내 무릎이 산봉우리처럼 눈에 보이고, 귓가에는 어떤 응원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그랬더니 5개가 넘고, 10개가 넘고 15개가 넘고, 여기저기서 "와! 상우야, 대단하다! 나보다 많이 했어!" 하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2009.10.20 화요일
오늘은 초등학교 들어와서 처음으로 기초체력을 테스트하는 체력장을 하는 날이다. 5교시, 우리 반은 유연성 테스트를 받기 위해, 남자 여자 키순으로 복도에서 줄을 맞추어 강당으로 향했다.
선생님께서 강당 문을 여시자, 벌떼가 벌집에서 한꺼번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들이 좁은 강당 문 안으로 우르르 쏟아져 들어갔다. 강당에는 이미 5학년 아이들 줄로 꽉 차 있었다. 우리 반은 강당 창문 벽 쪽에 두 줄로 딱 붙어 섰다. 무대에서 1반 선생님이 마이크를 들고 "아직 2반이 안왔으니 시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셨다.
2반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옆에 아이와 제각기 가위 바위 보, 묵찌빠, 참참참 놀이를 하며 놀았는데, 무려 200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떠들고 노는 소리가, 무슨 폭발음처럼 강당 안을 뒤흔들었다. 1반 선생님은 괴로우신 듯, 고개를 흔들면서 "조용! 조용해! 거기 3반, 조용히! 1반 손들어! 모두 다 2반 올 때까지 조용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소리를 지르셨다.
드디어 5학년 2반이 들어오자 선생님들께서 무대 앞 계단에 모여 무언가 이야기하시고, 다시 1반 선생님께서 우렁차게 말씀하셨다. "자, 모두 조용조용! 이제 시작합니다! 반에 남자 여자 왼쪽 줄, 손들어 보세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일제히 키 큰 갈대처럼 쑥쑥 손들었다. "이제 왼쪽 줄인 사람이 옆 사람의 왼쪽으로 누우세요! 그리고 다리를 윗몸 일으키기 할 때처럼 굽히세요!"
그러자 5학년의 반이 거대한 도미노 게임처럼, 규칙 있게 촤르르~ 넘어지며 시체처럼 누웠다. 내 옆 형빈이는 대자로 누워, "아, 편하다!" 하고 양손을 강당 바닥 아래위로 흐느적 흐느적 문질렀다. "이제 실시자는 자신의 허벅지에 손바닥을 올리고, 파트너는 실시자의 다리 사이에 주먹 만한 공간을 만들고, 실시자의 무릎 끝에 양손을 대고 있으세요! 그리고 신호음이 울리면 실시자는 몸을 말아 올려 파트너의 손끝에 자신의 손이 닿게 하세요! 그게 1점입니다! 파트너는 손끝이 닿을 때마다 큰소리로 숫자를 불러주세요!"
"삐이~" 하는 첫 신호음이 울렸다. 허으허~ 끄와아~ 으와아~ 강당 안은 일제히 계란말이처럼, 윗몸을 일으켜 말아 올리는 아이들의 기합 소리로 쩌렁쩌렁하였다. 체육을 잘하는 내 파트너 형빈이도 6개부터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형빈이가 19개를 마치고, 내 차례가 되자 나는 5개를 목표로 삼았다. 내가 지독하게 운동을 못하는 걸 아는 형빈이는, 살짝 무릎 약간 위쪽으로 손을 대주기도 하였다.
나는 한 번 할 때마다 완전히 마음을 비우고, 똥을 누듯이 으아압~ 힘을 주어 허리를 굽혀일으켜 손바닥을 밀어올렸다. 그러면 나의 한계의 장벽처럼 보이는 내 무릎이 산봉우리처럼 눈에 보이고, 귓가에는 어떤 응원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그랬더니 5개가 넘고, 10개가 넘고 15개가 넘고, 여기저기서 "와! 상우야, 대단하다! 나보다 많이 했어!" 하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